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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 2년생, 엉덩이 27대 맞아
정신적 충격에 자해까지 시도

"선생님에 대한 공포 때문에 아이가 8개월째 학교에 가지 않고 있습니다."
지난해 10월 인천의 모 초등학교 2학년에 다니던 예슬양(8·가명)은 담임교사였던 안모씨(29·여)에게 맞은 정신적 충격 때문에 아직까지도 등교를 거부하고 있다.

1학년 때부터 예슬이의 담임을 맡았던 안씨는 예슬이가 숙제를 안해오고 물어보는 말에 대답도 안했다며 나무 막대기로 엉덩이 27대를 때렸다. 예슬이는 3주의 상해 치료를 받았다. 체벌이 사회 문제화 된 이후 안씨는 교단을 떠났지만 예슬이는 선생님에 대한 배신감과 체벌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학교 얘기만 꺼내도 질겁을 하고 있다.

예슬이 어머니 이모씨(31)는 "10번도 넘게 딸 아이 손을 잡고 억지로 학교에 데려가 봤지만 그때마다 무섭다며 되돌아왔다"고 울먹였다.

지금 예슬이는 정신과 병원 두 군데에 다니고 있다. 한 곳에서는 전문의의 정신상담을 받고 다른 곳에서는 놀이치료를 받고 있지만 상태는 호전되지 않고 있다. 특히 예슬이는 정신적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해 자해까지 시도했다며 이씨는 눈물을 글썽였다.

"선생님과 학교 얘기만 꺼내도 아이가 짜증을 내요. 그래서 아이 방에 있던 교과서도 모두 치워버렸습니다. 방구석에 우두커니 앉아 있는 시간이 많고 함께 산책을 하다가도 다른 사람들을 만나면 고개를 돌려버립니다. 친구들과 놀이터에서 잘 놀지도 않아요."

이씨는 예슬이가 학교 가기를 싫어하는 것은 이번 체벌 때문만은 아니라고 말했다. 학교와 교육청이 어린 예슬이를 보듬지 않고 오히려 학교 밖으로 내몰고 있는 것도 한 몫하고 있다는 것이다.

"예슬이를 달래서 학교에 데려가면 학교에서 반갑게 맞아 줘야 하는데 오히려 교장과 교감은 체벌을 사회 문제화시켰다며 문전박대하기 일쑤입니다. 인천시 교육청에 얘기하면 예슬이를 때린 안씨가 불쌍하다고 핀잔만 듣습니다."

이씨는 교육당국이 학교에서 벌어지는 일을 감추고 쉬쉬하기 때문에 예슬이와 같은 피해자들이 학교 가기를 꺼리는 것이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씨는 "예슬이가 언제 학교에 갈지 몰라 답답하다"며 "아이가 학교가기 싫다는 말을 들을 때마다 피눈물이 난다"며 교육 당국의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한편 예슬이와 다른 학생 등 2명을 때려 상해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안씨는 지난 4월23일 인천지법에서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 받았으나 이에 불복, 항소했다.

경향신문 < 박준철기자 terryus@kyunghya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