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들면 이별이라고 했던가. 꿈만 같은 2주간의 행복을 함께했었던 우리는 석별의 아쉬움을 눈물로 애써 감추고 싶었다. 그리고 일상으로 어렵게 돌아온 지금, 굳이 애쓰지 않고 눈만 감아도 그들의 목소리가 또렷하게 들린다.

2012년 2월 11일부터 17일까지(일본캠프), 2월 21일부터 27일까지(한국캠프)  '방재'를 키워드로 하는 비영리 볼런티어 프로그램이 있었다. 이름하야 '한일 청소년 공동 볼런티어 활동 사업'. 주목해야 할 점은 본 프로그램의 참가 인원과 활동 장소가 아닌가 싶다. 본 프로그램은 한국과 일본, 양국의 교류를 기본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초에 본 프로그램은 재단법인 일한문화교류기금의 주최로 실시되었다. 이에 한국청소년연합(GreenNet)과 일본 국제볼런티어학생협회(IVUSA)의 주도로 각각 양국의 대표학생 33명을 선발하였고, 선발된 양국의 대학생 66명은 일본과 한국을 차례로 방문하여 '방재'를 골자로 세미나와 토론, 봉사활동 등을 참석하였다. 그 중 무엇보다 가치 있었던 일은 일본과 한국의 재해지역에 방문하여 재해 복구 작업을 실행한 일이었다. 프로그램이 진행되었던 2주간 양국 대표학생들은 단순히 '재해'에 대한 지식습득 및 교류에 그친 것이 아니라 배운 것을 몸소 실천하고 봉사활동의 의의를 되새기는데 성공하였다.

봉사활동은 일본 미에현 쿠마노시 태풍피해지역의 유목정리와 한국 강원도 설악산 설해지역의 재설작업으로 진행되었다. 양국 학생들은 서로를 위해 땀을 흘리며 노력하였고, 복구 작업 내내 서로를 응원하며 돈독한 정을 나눔으로써 고생의 보람을 배가시킬 수 있었다. 그 속에서 양국의 학생들이 함께 공유한 가치 있는 기억은 나라간의 벽을 허물고 학생들을 하나로 이끌어주었다.

또한, 2월 23일부터 26일까지 진행되었던 한국일정에서는 양국 학생들의 사이가 본 프로그램을 통해 매우 각별해졌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 전(前)주에 치러진 일본일정으로 서로의 존재와 가치를 확인하였다면 한국일정은 의사소통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서로의 깊은 내면까지도 공유할 수 있던 시간이었다. 그 시간을 통해 모두는 서로의 문화와 사고를 심층적으로 깨닫고 피부로 느꼈으며 서로에게 깊은 정이 들었다. 그리고 어느 순간부터 그 시간의 끝을 맞이하는 것을 염려하고 있었다.

모두가 염려하던 프로그램의 마지막 날 2월 26일, 양국학생들은 2주간의 추억으로 행복했고 웃을 수 있었던 기억을 서로 편지로 주고받았다. 그 날 모두의 눈에 맺히던 뜨거운 무언가는 앞으로 양국학생들에게 주어진 책임감을 대변 하는 듯하였다. 장차 그 책임감으로 각자는 2주간 배운 가치를 실현하는데 앞장설 것이다. 비록 지금은 학생이라는 신분에 불과하지만 그들에게 주어질 미래는 찬란하기에 지난 2주간의 시간은 헛되지 않을 것이다. 그렇게 동아시아를 대표하는 한국과 일본, 그 두 나라의 미래를 짊어질 66명의 청년들은 지난 2주간 함께였고 행복했었다. -<고려대학교 경영학과 김재현>

▣ 한국청소년연합(GreenNet) 참가 대학생 명단

강한(건국대), 고두현(고려대), 고학현(광운대), 김민아(국민대),
김성재(한양대), 김수빈(경희대), 김양수(충남대), 김재현(고려대),
김지권(경일대), 모상언(아주대), 문재형(한양대), 박다나(신경대).
박석순(한국관광대), 박지영(신경대), 신나리(한국기술교육대),
신위종(경일대), 안진수(경희대), 오승경(동국대), 이성재(남서울대),
이사야 (경일대), 이새힘(성공회대), 이성민(동국대), 이승은(인천카톨릭대),
이주식(충남대), 이주희(한양대), 이희영(동국대), 전미양(동덕여대),
전미정(동국대), 조현재(성균관대), 최경운(고려대), 허성진(경기대),
홍수정(서정대), 황상아(한양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