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시흥시에 사는 A양(11세)과 B군(7세)은 국민기초생활보장 대상(2종) 가정의 자녀들이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A양은 학습능력과 인지력이 낮으며 의기소침해 하고 소외감을 느끼고, B군은 왜소한 체격에 아기같은 행동을 하며 학교생활을 잘 적응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였다.
올해 시흥시에 ‘희망스타트’가 설치·운영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보건·복지·교육 분야의 각 전문가가 가정을 방문해 아동과 부모가 필요로 하는 사항을 파악하고, 종합적으로 분석해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해 주기 때문이다.
이전에는 개인이 생계비, 의료급여, 아동급식비 등 복지서비스를 일일이 찾아 신청해야 하는 불편이 있었고, 지역사회의 복지서비스 시설을 몰라 아이들을 방과 후에 방치하는 경우도 있었다.
이제 아이들은 희망스타트 센터를 통해 사회사회복지 방학프로그램에 참여해 기초학력을 높이고 무료로 연계된 피아노학원에서 특기적성교육을 받는 한편 건강검진 뒤 영양제를 공급받아 건강을 챙길 수 있다. 특히 B군는 정신심리검사를 거쳐 사회성 향상 프로그램을 제공받았다.
이와 같이 ‘희망스타트’가 아이들에게 맞춤형 통합서비스를 제공하면서 현재 아이들은 학업성적도 나아지고 또래집단과 관계도 개선되는 등 학교생활을 훨씬 잘 해내고 있다.
저출산 사회에선 아동 하나하나가 무척 소중한 존재이기에 모든 아동에게 공평한 양육여건과 출발기회를 보장할 수 있도록 사회적 투자를 확대해 나가는 것은 국가 발전 전략차원에서 매우 중요하다.
지금 우리 사회는 합계출산율이 1970년 4.53명에서 2006년 1.13명으로 떨어져 아동인구가 급속히 감소하고 있다. 아동수가 줄어들고 있지만 가출과 이혼 등으로 가족해체가 심화되고 전통적 가족 기능이 약화돼 보호를 필요로 하는 아동의 수는 줄지 않고 있다.
빈곤은 열악한 성장환경을 초래해 아동 발달에 나쁜 영향을 미치게 된다. 결국 빈곤아동은 자신의 능력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받지 못해 빈곤을 대물림하게 된다.
선진국에선 보건과 복지, 교육이 연계된 사회적 서비스를 통해 양극화의 위협에 대응해 나가고 있다. 일찍이 미국은 헤드스타트(Head Start), 영국은 슈어스타트(Sure Start)라는 아동복지 프로그램을 통해 영유아의 조기교육, 건강 및 영양지원, 사회발달 등 다방면에 걸친 포괄적 사회서비스를 제공해 빈곤의 악순환을 끊는데 힘을 쏟고 있다.
2005년도 미국 랜드 보고서에 따르면 빈곤아동에 대한 사회투자는 취업률, 소득수준, 교육 성취도, 복지 서비스를 받는 정도 등의 측면에서 1달러 투자에 대해 최대 7.14달러의 환원효과가 발생한다. 즉 헤드스타트 프로그램이 고등학교 졸업률, 재학입학률, 소득, 비행 등의 측면에서 장기적으로 매우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는 점이 밝혀진 것이다.
참여정부도 아동정책의 기본패러다임을 기존의 “사후 관리적 단일 서비스”에서 “사전 예방적 통합서비스”로 전환시켜 나감과 동시에 아동을 미래 국가사회의 지속가능한 성장 동력으로 인식하고 아동에 대한 투자를 확대해 나가고 있다.
올해 보건복지부는 아동이 어려움에 처한 이후 단편적으로 개입하는 사후개입시스템에서 벗어나 빈곤아동들이 신체적·정서적·사회적 능력 등을 전인적으로 발달시킬 수 있도록 도와주는 사전 예방적 통합서비스인 ‘희망스타트’ 사업을 도입해 7월부터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희망스타트’는 취약지역에 거주하는 저소득 임산부와 12세 이하 아동가구를 대상으로 빈곤아동별 욕구와 가구여건에 맞는 맞춤형 통합서비스를 제공하는 집중적인 사회투자 사업이다. 맞춤형 통합서비스란 보건·복지·교육분야의 전문가들이 가정을 방문, 아동과 가구의 욕구를 조사한 뒤 파트너십이 구축된 지역사회내 병·의원, 학교, 학원, 사회복지관, 어린이집 등과 연계해 아동의 욕구에 맞는 서비스를 통합 지원하는 것이다.
현재 전국에 16개 시범지역을 선정해 대도시, 중소도시, 농산어촌 등 각 지역에 단일형과 복합형으로 총 6개의 모형을 적용하고 있으며 다양한 아동 욕구에 부응할 수 있는 통합서비스 모형을 추가적으로 개발해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선진국 사례에서 보듯 빈곤아동에 대한 사회투자의 확대는 빈곤세습의 고리를 단절하고 인적자본을 축적해 사회통합의 실현가능성을 높이며 향후 사회비용을 절감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현재 시범사업 중인 ‘희망스타트’에서 그 희망이 보이고 있다. 우리는 미래 국가전략차원에서 이를 더욱 확대·발전시켜 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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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2.15 목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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