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은 짧은 역사 속에서 이제 경제규모 세계 12위의 선진국으로 성장했고 이로 인해 많은 사회적 변화가 일어났다. 최근 가장 중요한 이슈 중의 하나는 저출산과 사회의 고령화 문제이다. 2005년 합계 출산율이 1.08 명으로 OECD 국가 중 최저를 기록했으며 교육인적자원부의 교육통계조사에 따르면 2006년 초등학생 수가 390만 명으로 62년 통계조사 이래 최저라고 한다. 또한 한국은행이 발표한 “산업구조의 중장기 전망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에는 480만 명의 인력부족사태가 일어날 것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저출산과 사회 고령화의 문제는 왜 생겨나는 것일까? 첫째는 여성들의 가치관의 변화이다. 저출산의 문제는 미국을 제외한 모든 선진국에서 일어나고 있는데 여성들이 점점 자신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직장을 갖기를 원하고 그에 따라 자연스럽게 결혼과 육아가 주는 부담을 줄일 수 밖에 없는 데서 비롯된다. 둘째는 우리나라의 과열된 교육열이다. 자녀가 무조건 좋은 대학을 가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부모들 마음에 너무 깊게 박혀 있어 이것으로 인해 발생되는 사교육비, 유학비 등이 감당할 수 없는 수준까지 올라 부부들은 아이를 하나만 낳거나 아예 아이를 낳지 않는 것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상황에 이르게 되었다.
이런 저출산의 문제는 단기간에 쉽게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두 가지 차원에서 지속적인 발전이 이루어져야 하는데 하나는 개인, 사회적, 국가적 차원의 인식의 전환이다. 다른 하나는 고출산을 유도하기 위한 사회 구조적인 노력으로 한 개인이나 가족이 해결하기에는 어려운 문제들을 국가가 책임을 지고 지원해야 한다. 두 가지 모두 단기적인 정책보다는 장기적으로 국가의 비젼, 국가경제, 사회복지, 교육발전 등과 함께 장기적이고 종합적인 정책이 세워져야 한다.
위에서 언급했다시피 가장 근본적인 문제는 여성들이 직장과 육아를 모두 책임지기에는 힘이 부친다는 것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각 가정에서 남성이 여성의 부담을 덜어주는 것이다. 남성이 가사와 육아를 분담하는 것이 부끄러운 일이 아니고 가정은 부부가 함께 돌봐야 한다는 인식이 일반화되도록 교육이나 사회운동이 많이 벌어져야 한다. <아빠가 요리하는 날>, <가족과 함께 저녁식사를>, <아빠가 자장가 불러주기> 등의 실천할 수 있는 캠페인을 벌리고 회사들이 나서서 이런 정책들을 주도해야 한다. 가정친화적인 문화는 오히려 생산성 향상에 도움이 될 것이다.
스웨덴에는 480일간의 육아휴직 기간 동안 아버지도 반드시 60일의 휴가를 취해야 하며, 아이가 8살이 될 때까지는 부모 어느 쪽이던 75%만 일하고 월급을 75%만 받을 수 있는 제도가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 상황에서 처음에는 어렵겠지만 이런 제도들을 점진적으로 도입한다던가 재택근무를 많이 늘리는 것도 도움이 될 것이다. 또한 아직도 많은 직장에서 여성이 임신을 하면 회사를 안심하고 다닐 수 없는 분위기가 존재하는데 여성 근로자들에게 임신과 관계없이 직장의 안정성을 보장해 주는 정책이 실행되어야 한다.
정부의 경제적 지원정책도 물론 중요하다. 유럽 국가들에서는 임신, 출산, 육아에 걸치는 대규모의 복지정책을 실시하고 있으며 스웨덴과 프랑스는 이런 “양육 사회화” 지원에 의해 출산율이 다시 상승하였다고 한다. 아동수당, 부모수당, 임신준비금, 임산부의 무료 정기검진, 무료 출산, 3명 이상 출산 시 특별수당, 탁아소 등 그들의 복지정책은 대단하다. 우리나라도 최근 각종 복지방안을 마련하고 있는데, 이런 복지 지출은 사실 그런 정책이 가져올 재정적 부담도 막대하므로 반드시 국가경제 성장과 함께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두 번째 이유인 과열된 교육열에 대해서도 좋은 대학을 가고 사무직을 얻어야만 성공한 것이라는 국민들의 생각이 우선 바뀌어야 한다. 오랜 기간에 걸쳐 뿌리박힌 이런 생각이 한순간에 변화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정부가 비사무직의 월급을 대폭 인상하도록 유도하거나 지원하고, 중학교, 고등학교 시절부터 활발한 직업탐구 기회를 제공한다면 많은 사람들이 돈과 시간을 낭비하는 일이 줄어들 것이다. 그리고 각 대학마다 특성있는 교육을 제공하게 하여 어떤 대학을 나오던지 자신이 원하는 경력을 쌓는 데 어려움이 없도록 해야 할 것이다.
이런 노력들과 더불어 해결되어야 하는 중요한 문제는 고령화 문제인데 의학의 발전으로 고령 인구가 증가하는 것은 미래사회의 피할 수 없는 현실이다. 뉴스를 보면 노인 자살, 황혼 이혼, 치매, 독거노인 등 노인에 관한 소식들을 자주 접하게 되는데 이런 문제들에 대처하려면 인식의 전환이 무엇보다 시급하다. 개개인이 사회에 적응할 수 있는 능력은 신체적 나이가 아니라 각 개인이 갖고 있는 정신적, 육체적 건강에 달려 있다. 따라서 건강한 노인들을 단지 신체적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사회에서 소외시키지 말고 전문적인 교육을 꾸준히 시켜 사회의 생산성에 적극적으로 기여하게 해야 하며, 노인들에 대한 연구를 많이 하여 앞으로 다가오는 노령화 세계에 대비를 해야 한다.
“가지 많은 나무에 바람 잘 날 없다”라는 속담이 있다. 이는 자녀가 많으면 그만큼 일도 많이 생겨 정신이 없다는 뜻으로 많이 쓰인다. 세월이 변함에 속담도 변해야 하나 보다. “가지 없는 나무에는 열매도 없다”는 것을 신중하게 생각해 보아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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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2.15 목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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